서기 774년에 완공된 불국사는 대한민국 국보인 동시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. 박대성이 표현한 이 풍경은 작가의 매체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예시가 된다. 작가는 화면 속 빈 공간을 눈 그자체로 활용하며 갓 내린 눈으로 덮인 불국사의 평온하고 고요한 모습을 세밀한 필치로 담아냈다. 1995년에 공부하러 떠났던 뉴욕에서 돌아온 박대성은 약 1년간 불국사에서 기거한 바 있다. 서울로부터 250 km이상 떨어진 경주에서 지내는 동안 마주했던 눈 오는 장면을 대규모 화폭 위에 담아낸 이 작품은 관객으로 하여금 설경 속에 들어간 듯한 상상을 하도록 유도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