한국 최초의 여성 유화 화가로 알려진 나혜석은 전형적인 신여성 스타일을 대표하는 짧은 머리와 서양식 복장을 한 모습으로 자신의 초상을 그렸다. 1920년대 후반, 나혜석은 2 년간 미국과 유럽을 여행한 바 있다. 이 자화상은 이 시기에 나혜석의 작품들이 보인 양식상의 변천을 보여준다. 나혜석은 파리의 아카데미 랑송에서 로저 비시에르 문하에서 수학하며 입체파(큐비즘), 야수파(포비즘), 표현주의와 같은 유럽의 예술 경향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. 작가의 이전 작품들이 일본에서 배운 인상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것과 달리 나혜석은 보다 폭이 넓은 붓놀림으로 그림을 그리고 단순화된 형태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