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961년, 박서보는 파리에서 1년을 보낸 후 한국으로 돌아와 그가 이전에 보였던 큰 제스처를 이용한 회화로부터의 확연한 탈피를 의미하는 ‘원형질' 연작을 처음으로 선보였다. 한국미술 앵포르멜 양식의 예시가 되는 ‘원형질 1-62’은 칠흑같은 검정 캔버스로부터 나타나는 유기적 형태들이 엉겨 느슨한 대칭으로 드러난 인간 몸통의 골격을 보여준다. 이 작품은 존재의 본질적 정수에 도달하고자 어둠에 천착했던 박서보의 지칠줄 모르는 탐구로 가득차있다.